영화와 책 이것이 인간인가 2016/09/04 17:48 by 한멍멍

따스한 집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는 당신, 
집으로 돌아오면
따뜻한 음식과 다정한 얼굴을 만나는 당신,

생각해보라 이것이 인간인지.
진흙탕 속에서 고되게 노동하며
평화를 알지 못하고
빵 반쪽을 위해 싸우고
예, 아니오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죽어가는 이가.

생각해보라 이것이 여자인지.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이름도 없이,
기억할 힘도 없이
두 눈은 텅 비고 한겨울 개구리처럼
자궁이 차디찬 이가.
이런 일이 있었음을 생각하라.

당신에게 이말을 전하니
가슴에 세겨두라.
집에 있을 때나, 길을 걸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나, 깨어날 때나.
당신의 아이들에게 거듭 들려주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 집이 무너져 내리고
온갖 병이 당신을 괴롭히며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을 외면하리라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를 시작하는 시.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남은 몇명 안되는 생존자로서
지옥에서 살아 돌아와 폭력과 압제, 비인간 적인 환경에 대면한 인간의 삶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역설하는 작가였다.

그는 이후, 고향인 토리노에서 40년을 화학자와 작가로 지내다가, 
1987년 68세의 나이로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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