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최초의 자각 2014/11/29 05:37 by 한멍멍

8살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오빠와 리어카를 타고 놀다가 손가락을 크게 다쳐 가운데 손가락에 붕대를 칭칭 감고 며칠을 살고 있던 참이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중 나는 오줌이 마려워 손을 들고 선생님께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다.

나는 아장아장 걸어서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혼자 갔다.

그런데 문을 빨리 닫는 바람에 손가락이 화장실 문에 끼어 다쳤다.

하얀 붕대를 감은 손가락에서 다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아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런 상황은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건 이런 상황에는 주저 앉아서 엉엉 울어야 한다는 것뿐이기에 

나는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 

울어야 한다. 울다보면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다.

나의 울음소리가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울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더 큰목소리로 울었다.

그리고 더더더 더 큰목소리로 울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 사람들이 오고 가려면 한참이 더 지나야만 했다.

나는 울면서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가며 다시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고 

드디어 선생님은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9살이 되어도 오줌을 싸는 주인공의 동생 얘기를 쓰다보니 
그냥 주저앉아있는 것 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된 최초의 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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